물류·핵심광물·에너지 등 3대 핵심 분야 패키지 진출 로드맵 제시
'한-아프리카 외교장관회의' 하루 앞두고 전략적 가치 재조명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한국아프리카학회가 3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개최한 상반기 학술대회 핵심 세션인 '2026 한-아프리카 외교장관회의 D-1 라운드테이블'에서는 황규득 회장(오른쪽에서 첫 번째)과 전직 대사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2026.5.30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글로벌 공급망 위기 등으로 복잡해지는 국제 정세 속에서 대한민국 경제의 생존 전략으로 아프리카와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파트너십 구축이 시급하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왔다.
아프리카 외교 현장을 직접 누빈 전직 대사들은 아프리카를 단순한 원조 대상이 아니라 한국 경제 안보를 책임질 핵심 파트너로 재인식하고, 민관이 결합한 ‘팀 코리아'(Team Korea) 방식의 실행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아프리카학회(회장 황규득)가 3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개최한 상반기 학술대회 핵심 세션인 ‘2026 한-아프리카 외교장관회의 D-1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이처럼 미래 지향적인 협력 모델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전직 대사들은 핵심 의제인 물류, 에너지, 핵심광물 등 3대 분야를 비롯해 공공외교에 관한 의견도 제시했다.
박종대 전 주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는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언급하며, 아프리카 희망봉 항로가 한국의 물류 대안이자 글로벌 해상 네트워크의 핵심 연결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수출입의 99%를 해상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아프리카는 단순한 우회 항로를 넘어 거대한 물류·소비 시장으로 도약하고 있다”며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를 통해 대폭 성장할 물류 생태계에 선제적으로 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외교부와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한국수출입은행 등을 비롯해 민간 기업을 총망라하는 ‘팀 코리아’를 꾸려 통합 패키지로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부처가 감당하기 힘든 대형 사업은 장벽 없는 ‘원팀’ 체제로 운영하자는 제안이다.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한국아프리카학회가 3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개최한 상반기 학술대회 핵심 세션인 '2026 한-아프리카 외교장관회의 D-1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전직 대사들이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종대 전 주남아공 대사, 송금영 전 주탄자니아 대사, 김동찬 전 주앙골라 대사, 한동만 전 주필리핀 대사. 2026.5.30
송금영 전 주탄자니아 대사는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를 위해 ‘한-아프리카 핵심광물 대화’ 등 고위급 협의 정례화와 투자보장협정 체결 등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일방적인 원조가 아닌 무역과 투자를 통한 ‘상생형 파트너십’도 강조했다.
김동찬 전 주앙골라 대사는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을 제시했다. 아프리카의 확인된 석유 매장량(1천260억 배럴)을 언급하며, 아프리카 국가들과 에너지 인프라 공동 투자를 통해 자원 외교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교부 중남아프리카과와 알제리 공관 근무 경험이 있는 한동만 전 주필리핀 대사는 청년층 사이에서 열풍인 아프리카 내 한류를 언급하며 “콘텐츠 전파를 넘어 현지 아티스트와 공동 제작 등으로 협업하는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황규득 회장의 사회로 한-아프리카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아프리카가 새로운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는 만큼, 아프리카와 협력을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방향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이후 글로벌 지정학 갈등 속에서 아프리카를 둘러싼 지역주의와 개발 파트너십의 재편을 분석하고, 일부 역내 국가에서 쿠데타 이후의 정치 전환과 국가 재건 등 권력과 제도의 문제를 짚는 세션 등이 이어졌다.
사단법인 아프리카인사이트(이사장 최동환) 등 시민사회는 정책 제안서를 통해 한국에 거주하는 약 2만2천명의 재한 아프리카인을 양국 관계의 매개자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 비자 제도(E-2 영어 강사 적용 기준 등) 검토 및 정비 ▲ 시민사회·디아스포라가 참여하는 정례 정책협의 채널 구축 ▲ 민관 협력을 통한 다년 단위의 인적·문화 교류 플랫폼 강화 등을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한국아프리카학회가 3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개최한 상반기 학술대회에서 황규득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6.5.30
‘무질서한 세계 속의 아프리카: 개발과 협력’을 주제로 한 이날 학술대회는 한·아프리카재단, 한국외교협회,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아시아-아프리카센터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아프리카인사이트, 재한외국인 및 유학생지원센터, 국제개발협력학회는 협력했다.
황 회장은 개회사에서 “불확실하고 복잡한 지정학적 공급망 위기가 축적된 무질서한 세계 속에서, 아프리카는 더 이상 원조의 수혜자가 아닌 스스로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해 나가는 능동적인 주체”라고 진단했다.
다음 달 중순 주스위스 대사로 부임하는 김태균 서울대 아시아-아프리카센터장은 환영사에서 “21세기에 아프리카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서 세계의 역학 구조도 변화할 수 있다”며 아프리카와 학문적·정책적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영채 한·아프리카재단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아프리카 국가들과 실질적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고, 노엘 에마누엘 카간다 주한 탄자니아대사는 “아프리카는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받아들이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주말인데도 학계와 시민사회, 주한 아프리카 대사관 등에서 80여명이 참석했다.
학술대회에서 나온 민관 통합 진출 모델과 인적 교류 제도화 방안 등은 향후 한국의 아프리카에 대한 정책이 실질적인 집행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주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아프리카 외교장관회의’는 31일 고위관리회의(SOM)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이후 6월 1일 본회의, 6월 2일 비즈니스 포럼이 잇따라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2박 3일간 진행된다.
정부가 아프리카 54개국과 4개 지역기구를 초청해 단독으로 개최하는 첫 외교장관회의다. 한-아프리카 공동번영을 위한 실질 협력 강화 방안과 공급망 위기 등 글로벌 도전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연대 방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한국아프리카학회가 '한-아프리카 외교장관회의'를 하루 앞두고 3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개최한 상반기 학술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