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묶였던 26척 중 23척 빠져나와…비교적 신속히 해협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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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였던 한국 선박들이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이후 대부분 해협을 빠져나오면서 위기감이 해소되는 양상이다.
전쟁 기간 HMM 운용 선박 나무호가 군사적 공격을 당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됐지만, 인명피해 없이 사태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28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전날 호르무즈 해협 내 한국 선박 2척이 추가로 해협을 빠져나오면서 해협 안쪽에는 한국 선박 3척만 남게 됐다.
이 가운데 두바이항에서 수리 중인 나무호는 다음 달 중순 이후 출항이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2척은 선적 등을 마치는 대로 해협을 빠져나올 예정이다.
특별한 사정이 있는 선박을 제외한 한국 선박이 모두 해협을 빠져나온 셈이다. 지난 2월 말 중동 전쟁 발발로 해협에 발이 묶인 지 넉 달 만이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이후 호르무즈 해협 내 세계 각국 선박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 선박은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해협을 빠져나온 것으로 평가된다.
전쟁 발발 당시 해협 안쪽 해역에 있던 한국 선박은 모두 26척이었다. 이때부터 이들은 약 2천척의 세계 각국 선박과 함께 사실상 해협에 갇혔다.
정부는 즉각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했다. 해양수산부는 비상대책반을 꾸리고 종합상황실을 24시간 운영하면서 주말에도 매일 회의를 열어 선박들의 상황을 점검했다.
미사일과 드론이 날아다니는 전쟁터가 돼버린 해역에서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는 선원들의 복지 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였다.
해수부는 선박마다 선원을 위한 식량, 식수, 연료 등이 충분한지 매일 확인했다. 정신적 피로와 불안감을 호소하는 선원을 대상으로 원격 심리 상담도 제공했다.
일부 외국 선박은 식량 부족으로 생존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한국 선박은 대체로 안정적인 생활 여건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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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가 최고조에 이른 것은 지난달 4일 나무호가 공격당했을 때였다. 미국이 해협에 갇힌 선박을 빼내는 ‘해방 프로젝트’에 착수한 시점에 발생한 이 사건은 이란의 공격으로 의심됐고, 정부 조사에서도 나무호가 이란 대함미사일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란과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도 지난달 20일에는 정부와 이란 측의 협의를 거쳐 HMM 유조선 유니버설 위너호가 해협을 빠져나와 울산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나무호가 피격으로 파손됐지만, 해협 내 한국인 선원의 인명피해는 없었다.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이번 전쟁 기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세계 각국 선박 40여척이 미사일 공격을 당했고, 선원 14명이 숨졌다.
해협에 발이 묶여 있는 동안 한국 선박의 선원들도 큰 동요 없이 배를 지켰다. 선사와 계약 종료로 하선하는 경우 외에는 대부분 선박에 남아 업무를 수행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이후 현재까지 해협을 빠져나온 한국 선박 가운데 목적지가 한국인 선박은 3척이다. 이 가운데 원유 200만배럴을 실은 HMM 유조선 유니버설 글로리호는 다음 달 중순 여수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종전 합의 이후에도 이란이 싱가포르 선적 화물선을 공격하고 미국이 대응 조치로 이란에 대한 공습에 나서는 등 불안한 정세는 계속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아직 호르무즈 해협에 남아 있는 한국 선박 3척이 모두 해협을 빠져나올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상황을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