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보완수사요구 거절불가 조항 넣었다지만…실효성 의문 여전

與 형사소송법 개정안 발의…"장윤기 의혹 같은 부실수사·사건암장 우려"

'전건송치' 필요성 지적도…"경찰에 수사 개시·종결권 모두 맡기면 위험"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더불어민주당 형사소송법 개정 태스크포스 소속 김승원·김한규·박상혁·이해식 의원이 9일 국회 의안과에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하고 있다. 2026.7.9 [공동취재]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이밝음 최윤선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대신 보완수사 요구권을 실질화하는 방안을 담았다며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법조계에선 여전히 그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핵심 증거를 은폐하거나 없앴다는 의혹이 제기된 장윤기 사건과 같은 폐해를 방지하려면 제한적 보완수사 허용이나 전건송치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일 더불어민주당 형사소송법 개정 태스크포스(TF)는 수사와 기소를 완전 분리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검사의 수사를 규정한 196조를 삭제하고 사법경찰관이 수사와 관련해 검사에게 법률적 판단이나 증거 수집 적절성 등 자문을 요청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하면 사법경찰관이 거절할 수 있는 근거도 삭제했다. 필요한 경우 각급 공소청장이 보완수사를 담당한 사법경찰관의 교체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송치 전이라도 검사가 수사기관의 부당한 수사를 알게 되면 사건을 송치받아 다른 수사기관으로 이송할 수 있는 규정도 만들었다.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에 대해 고소인뿐 아니라 고발인도 이의신청이 가능하게 해서 재수사 길을 넓혔다.

다만 현장에서는 보완수사 요구만으로는 수사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검찰이 사건을 직접 살펴볼 수 있어야 의도적인 증거 누락을 막고 사건 처리도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과 경찰 간 ‘사건 핑퐁’을 하다 공소시효가 지나 피의자를 처벌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도 거론된다.

한 일선 검사는 “장윤기 사건 같은 경우도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만 할 수 있었다면 누락된 증거를 찾을 방법이 없었을 것”이라며 “1차 수사기관에서 사건을 암장하려고 마음먹었다면 보완수사를 요구한다고 추가 증거를 제출할 리가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에서 활동했던 한 변호사도 “암장 되는 사건에서 경찰이 검찰에 자문을 요청하겠나”라며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해야 부당한 수사였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데 경찰 기록만 받아봐서는 알 수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완수사 요구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 직무배제와 교체, 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한 조항도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보완수사 요구를 거부하진 않더라도 부실하게 이행했을 경우 문제 삼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일례로 검사 요구로 보완수사에 나선 경찰이 피의자 또는 참고인이 소환에 불응해 더는 수사가 어렵다고 한다면 이를 강제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

한 검찰 간부는 “지금도 검사가 경찰의 직무배제나 징계를 요청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보완수사를 거부했다고 보기 어려운 사례가 더 많다”며 “지금도 몇차례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가 결국 직접 보완수사에 나서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사건 암장을 막기 위해 1차 수사기관이 수사한 사건을 모두 검찰에 넘기는 전건송치 제도를 재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1차 수사기관에 수사 개시권에 종결권까지 부여할 경우 권한이 지나치게 비대해지므로 이를 견제할 수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대검도 국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수사를 개시·진행한 사경에게 수사 종결까지 맡기는 건 확증편향 및 자기정당화의 위험에 빠질 우려가 있어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정면으로 반한다”며 전건송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차진아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경찰이 장윤기 사건을 불송치한다고 생각해보라”며 “보완수사권은 물론이고 전건송치가 있어야 사건 암장이나 은폐·축소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완수사를 요구하면 경찰이 1개월 이내에 이를 마쳐야 하고, 사정이 있으면 1개월 범위에서 한 차례만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을 두고도 부실수사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해진 기간 보완수사 요구가 충분히 이행되지 않으면 결국 검사는 수사가 부실한 상태에서 공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피의자 구속 기간을 사법경찰관 20일, 검사 10일로 조정해 송치 후 기소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나치게 짧다는 우려도 있다.

검사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구속기간 10일 이내에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고 결과까지 받아야 한다.

그 사이 10일의 구속기간이 만료되면 재범 위험성이 있는 피의자를 풀어주거나 수사가 부실한 상태에서 공소를 제기해야 한다.

한 검찰 간부는 “기존 법안과 비교해 일부 표현이 수정되긴 했지만 대부분 조항이 ‘요청’과 ‘협의’ 만으로 이뤄져 실효성 있게 운영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결국 부실수사, 봐주기 수사 등이 의심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실질적으로 사법통제가 가능한지가 핵심”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시스템은 사람의 선의에 기대기보다 누가 와도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