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이름 둔산으로 바꿀래요" 왜…재건축사업 아파트 값 상승효과?

'월평3동→둔산4동' 변경 추진…신축 아파트 이름도 '둔산' 넣기 유행

주민커뮤니티 "이러다 둔산n동?" "아예 서구→둔산구 바꾸자" 쓴소리도

[촬영 박주영]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정부의 재건축 사업이 추진 중인 대전 서구 둔산동의 아파트값이 연일 상승세를 보이면서 이웃한 지역에서 행정동 명칭을 둔산동으로 변경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17일 대전 서구청 등에 따르면 월평3동 주민들은 지난달 말 ‘월평3동→둔산4동 명칭변경 추진위원회’ 발대식을 하고 둔산 4동으로의 행정동 명칭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추진위는 “월평 3동은 처음부터 둔산신도시 개발과 함께 조성된 지역으로, 생활권, 교육환경, 교통, 상권 모두 둔산권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행정동 명칭만 월평동으로 남아있다”면서 “같은 둔산지구였던 삼천동도 주민들 뜻을 모아 둔산 3동으로 행정동 명칭이 변경됐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둔산 3동) 명칭 변경 이후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지역 이미지 개선과 함께 아파트 가격 상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있다”면서 “둔산이라는 대전의 대표 브랜드를 행정동 명칭으로 사용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지역 가치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달 동안 서명운동을 벌여 주민 의견을 수렴한 뒤 서구청의 행정절차와 서구의회의 조례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공공기관과 학원가가 밀집해 있는 둔산동은 대전의 ‘8학군’으로 불린다.

특히 최근 노후계획도시 정비 선도지구로 선정된 둔산1동의 크로바·목련 아파트는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며 ‘부촌’ 이미지가 더욱 커졌다.

과거에도 아파트값 차이를 이유로 인근 행정동에서 둔산동으로 편입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서구 삼천동은 2009년 동 이름 변경안을 행정안전부로부터 승인받아 둔산 3동으로 행정동 명칭을 변경했다.

주민들은 같은 둔산지구 내에 있으면서도 동 이름의 인지도가 낮고 불과 20여m밖에 떨어지지 않은 둔산동 아파트와 집값이 크게 차이 난다는 이유로 10여년 넘게 삼천동을 둔산동으로 변경해 달라고 요구했었다.

다만 읍·면·동 명칭 변경은 역사성과 문화적 전통으로 변경 필요성이 있거나 현행 명칭의 어감이 좋지 않거나 혐오감을 주는 경우, 행정구역 변경으로 현행 명칭을 사용할 수 없게 된 경우 등으로 제한하고 있어 이번 월평3동의 명칭 변경 요구는 수용이 쉽지 않아 보인다.

서구 관계자는 “삼천동 같은 경우는 과거 둔산동에서 분동이 됐던 것이라 명칭 변경 기준에 부합돼 가능했던 것”이라며 “구 입장에서는 24개 동 행정구역을 전체적으로 놓고 판단해야 한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지역 아파트 이름에 ‘둔산’을 넣는 것도 최근 그 흐름이 더 강해지는 모양새다.

내달 입주 예정인 서구 탄방동 오피스텔 이름은 ‘힐스테이트 둔산’, 내년 10월 괴정동에 입주하는 신축 아파트 단지 이름은 ‘둔산엘리프 더센트럴’이다.

앞서 2020년 4월 탄방동에 ‘탄방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해 건설한 아파트 이름이 ‘둔산이편한세상’으로 이름 붙여진 것을 두고 적절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이후 용문동과 괴정동에 분양한 아파트도 ‘둔산더샵엘리프’, ‘둔산자이아이파크’로 명명되는 등 둔산동 작명이 확산해 왔다.

지역 부동산 시장 정보를 공유하는 주민 커뮤니티에는 “이럴 거면 월평, 만년, 갈마도 둔산동 시켜달라”, “아예 서구를 둔산구로 바꾸자”, “용문, 탄방도 둔산 n동이 되는 것 아니냐” 등의 의견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서구 관계자는 “아파트 명칭은 민간 건설사가 임의로 짓는 거라 규제할 수는 없다”며 “행정동 변경 움직임은 재건축 사업 추진 등으로 둔산동 아파트값이 오른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촬영 박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