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기기 3사, AI 데이터센터 열풍에 고속성장…HD현대일렉트릭 ‘10조 수주시대’

[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폭발적으로 늘어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가 전력기기 산업전반의 체급을 끌어올리고 있다.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초고압 변압기 및 노후 송전망 교체수요가 급증하면서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 주요 전력기기 3사의 외형·수익성·수주잔고가 모두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대형프로젝트가 잇따라 수주하며 고부가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LS일렉트릭 3사는 북미발 초고압 인프라 호황에 힘입어 실적과 수주규모 모두 사상 최고 실적을 나타냈다.

전력기기 시장은 AI 데이터센터 확충, 노후 송전망 교체, 재생에너지 연계력 확보를 위한 HVDC(초고압 직류송전) 투자 등이 동시에 폭발하며 전방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북미지역에서는 AI 데이터센터가 기존 대비 수십배의 전력을 요구하면서 초고압 송전망 확충프로젝트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변압기·리액터 등 고부가 전력기기 중심의 장기 대형프로젝트 발주가 잇따르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3분기 매출 9954억원, 영업이익 247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6%, 영업이익은 50% 이상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4.8%로 국내 전력기기 3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북미와 유럽향 AI 데이터센터용 초고압 변압기 등 고수익 제품 매출이 본격 반영된 것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수주잔고는 3분기 말 기준 69억8300만달러(약 10조2852억원)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년 대비 29% 증가한 수치로, 연말에는 1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 시장이 성장의 핵심축으로 자리잡았다. HD현대일렉트릭의 미국내 누적 수주는 19억2400만달러(약 2조8338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AI 데이터센터 확충과 송배전망 교체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되며 초고압 변압기·리액터 등 고부가 제품 중심의 발주가 집중된 결과다.

생산능력 확충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울산·앨라배마 공장의 1차 증설을 마친 데 이어 내년 말까지 2차 증설을 추진 중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연간 약 5200억원 규모의 생산능력이 추가 확보돼 고수익 제품의 매출 전환속도가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신사업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 미국 텍사스에서 200MWh(메가와트시)급 루틸 BESS(배터리 에너지 저장장치) 프로젝트 EPC 계약을 체결하며 전력망 기반 ESS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효성중공업 역시 전력 인프라 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건설부문을 제외한 3분기 매출은 1조1438억원, 영업이익은 195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0%, 99% 급증했다.

북미·유럽에서 초고압 변압기, GIS(가스절연개폐장치), 리액터 수주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대형프로젝트 매출이 본격 반영된 영향이다.

특히 지난 9월 미국 최대 송전망 운영사와 765kV급 초고압 변압기·차단기·리액터 등 ‘풀 패키지’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수주 경쟁력을 강화했다.

이로써 효성중공업의 수주잔고는 11조1000억원으로, 1년새 52% 급증했다.

LS일렉트릭도 외형과 수익성이 동시에 성장했다. 3분기 매출은 1조2163억원, 영업이익은 100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9%, 52% 증가했다.

북미지역의 AI 데이터센터, ESS, 반도체 전력설비 발주가 늘면서 초고압 변압기와 배전반 중심의 고부가 수주가 실적상승을 견인했다.

수주잔고는 4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북미 매출비중은 33%까지 확대되며 고수익 포트폴리오 내에서 북미의 존재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부산 초고압변압기 제2공장 증축이 연내 완료되면 내년부터 생산능력이 두 배로 늘어나 성장속도가 한층 더 가속될 전망이다.

지난 10일 LS일렉트릭은 미국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를 대상으로 1328억원 규모의 전력시스템 공급계약을 추가로 체결했다.

고·저압 수배전반부터 변압기까지 일괄 공급하는 방식으로, 기존 3100억원 규모 프로젝트 수행실적을 인정받아 추가수주로 이어졌다.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은 지난해부터 ‘전력망 대전환기’에 대비해 글로벌 생산거점 재편을 직접 진두지휘해왔다.

부산 신공장, 미국 텍사스 배스트럽 캠퍼스, 유타 MCM엔지니어링을 잇는 공급망 구축을 완료했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29년까지 예정된 초고압 변압기 대형 프로젝트 수요에 대응해 장기 성장 반을 다진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