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정부가 국가전략 분야에 장기 투자하기 위해 설립하려는 '한국형 국부펀드' 가 주목받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11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내년도 업무보고를 하면서 국부를 체계적으로 축적해 미래 세대에 이전하기 위해 '한국형 국부펀드'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내년도 상반기 설립이 목표다.
국부펀드는 이름 그대로 정부가 직접, 간접적으로 소유하고 운영하는 투자기금이다. 일반적으로 국가의 외환보유액, 원자재 판매수익, 정부 자산 매각대금 등을 활용하여 조성된다.
현재 국내 국부펀드는 2005년 7월 설립된 한국투자공사(KIC)가 유일하다.
운용자산은 작년 말 기준 미화 2065억달러로 글로벌 주요 국부펀드 중 14위다. 누적운용 수익은 939억달러다.
하지만 KIC는 주로 외환보유액 등 정부와 한국은행의 외화 자산을 위탁 운용하도록 되어 있어 고위험·고수익 투자를 하는 데 제한이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보고에서 운용 규모와 방식에 대해 “초기엔 물납 주식 등 작은 재원으로 시작해서 수익률을 높여 규모를 키워보자는 것”이라면서 “KIC와 달리 정부가 국내든 해외든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고, 민간 전문가들이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도 있는 상업적 베이스로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해외 국부펀드인 싱가포르의 테마섹(Temasek), 호주의 퓨처펀드(Future Fund) 등을 벤치마킹할 계획이다.
외환보유액 운용이라는 태생적 한계에 갇힌 KIC와 달리 테마섹 등은 정부 보유 공기업 지분 등 국유 재산을 굴리는 방식이라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개별 기업 단위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대규모 투자가 우선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인공지능(AI), 기후테크, 신재생에너지 등 국가전략 분야에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국부펀드가 이재명 대통령의 ‘K엔비디아’ 구상을 뒷받침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엔비디아 같은 거대 첨단 미래 기업을 하나 만들어서 (지분을) 70%는 민간이 가지고, 30%는 국민 모두가 나누면 세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11일 출범한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등 다양한 정책 펀드와 이해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성과를 내지 못하는 정책펀드가 여전히 많은데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 등 시장 상황이 급변하는데 정부 주도 펀드가 이를 쫓아가기는 여의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재부는 1300조원에 달하는 국유재산 가치·활용도 적극 추진한다.
우선 국유재산의 관리 및 처분 기준을 강화한다. 활용도가 낮은 재산은 제값을 받고 처분하되, 할인 매각은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특히 300억원 이상 규모의 국유재산 매각 시에는 국회 상임위원회 사전 보고를 거치도록 하고, 부처별 매각 전문심사 기구를 신설하는 등 관련 관리체계를 개편하기로 했다.
공공서비스 제공에 필수적인 자산은 선제적으로 매입할 계획이다.
국유재산 복합개발을 통한 공공주택 공급도 확대한다. 수도권 소재 국유재산 중 30년 이상 된 노후 청사, 폐파출소 등을 활용해 개발하는 방식이다. 2030년까지 수도권에 공공주택 2만5000호 착공을 계획 중이다.
인공지능(AI)·신재생에너지 등 전략산업 관련 기업에는 국유재산 사용료 감면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번 국부창출 방안에는 공공조달을 활용해 인공지능(AI), 로봇, 기후테크 등 미래 산업 육성을 지원하는 내용도 담겼다.
2030년까지 혁신제품 공공구매 목표를 연간 1조원에서 3조원 수준으로 확대하고, 혁신제품 지정도 5000개까지 단계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국가계약 규제샌드박스'를 도입해 AI 제품·서비스의 시장 확산을 촉진하고, 국가계약 특례 신설·연계를 통해 공공 부문의 테스트베드 역할도 강화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