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반도체로 날다…매출 333조 사상최대,영업익 43조

[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삼성전자가 한국 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20조원 시대를 열었다.

침체를 겪었던 반도체 사업이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상반기에는 스마트폰 사업이, 하반기에는 메모리 반도체가 실적을 이끌었다.

그 결과 연간 최대 매출과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동시에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8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93조원, 영업이익 20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22.7%, 영업이익 208.2% 증가한 규모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영업이익은 64.3% 늘었다. 국내 기업 가운데 단일 분기 영업이익 20조원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한창이던 지난 2018년 3분기(17조5700억원)를 넘어 자체 역대 최대 분기 실적도 새로 썼다.

연간 실적 역시 역대급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은 332조7700억원으로, 2022년 이후 3년 만에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연간 영업이익은 43조5300억원으로 집계돼 지난 2017년, 2018년, 2021년에 이어 역대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역시 반도체…전사 영업이익의 80% 차지

실적 개선의 핵심은 반도체 사업이다.

잠정실적에는 부문별 수치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4분기 영업이익을 16조~17조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 분기(약 7조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전사 영업이익의 약 80%에 달한다. DS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2조9000억원)와 비교하면 약 7배 가까이 급증했다.

영업이익률도 급격히 개선됐다. 지난해 1~2분기 각각 4%, 1% 수준에 머물렀던 DS부문 영업이익률은 3분기 21%로 반등한 데 이어, 4분기에는 약 38%까지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실적 호조는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급등, 고대역폭메모리(HBM) 출하 확대가 맞물린 결과다.

AI와 서버 수요확대로 메모리 시장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주요 시장조사업체들은 지난해 4분기 메모리가격이 약 50% 상승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HBM 등 고성능 메모리 생산비중 확대에 따라 구형 D램 생산능력이 줄어든 가운데, 가장 큰 생산능력을 보유한 삼성전자가 범용 메모리 가격상승의 최대 수혜를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수익성이 높은 HBM3E 제품의 고객사 다변화와 출하량 확대가 더해지며 실적개선에 탄력이 붙었다.

비메모리 부문의 부담도 완화됐다.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은 여전히 적자구조를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지난해 하반기 들어 적자폭을 8000억원 미만으로 줄이며 전사 실적에 대한 부담을 낮춘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반도체가 하반기 실적을 견인한 가운데, 상반기에는 스마트폰 사업이 버팀목 역할을 했다.

디바이스경험(DX)부문 중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갤럭시 S26 시리즈의 견조한 판매에 힘입어 상반기 누적 기준 약 7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MX·네트워크사업부는 2조원대, 디스플레이는 1조원대, 하만은 5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TV와 가전사업은 원가 부담과 경쟁심화로 10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올해 영업이익 100조 전망도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 우상향 흐름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슈퍼사이클 국면에 진입한데다, 메모리 가격 강세와 HBM 경쟁력 강화가 맞물리면서 연간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주도권을 확보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등으로부터 HBM4 SiP(시스템 인 패키지) 테스트에서 최고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며, 실제 공급 확대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6~17% 수준이었던 HBM 시장점유율이 올해 30%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 산업 특성상 환율과 범용 D램 가격흐름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원·달러 환율 1400원대 고환율이 실적에 우호적으로 작용했지만, 환율 하락이나 메모리 가격 상승세 둔화시 영업이익 증가 폭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환율 효과도 일부 있었지만, 폭발적인 메모리 수요와 가격 상승, HBM 판매 확대가 실적 개선의 핵심 요인”이라며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사업부문별 세부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