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의 힘’ 11월 경상흑자 122억달러…’동월·누적’ 역대 최대

[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31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가며 동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승용차 수출이 반등했고, 국제유가 하락으로 무역여건이 개선되면서 상품수지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1~11월 누적 기준으로도 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를 달성해, 연간 목표 달성에 이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5년 1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122억4000만달러(약 17조7822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추석 연휴로 조업일수가 줄어 68억1000만달러(약 9조8949억원)에 그쳤던 전달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11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이다. 또한 31개월 연속 흑자로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긴 흑자 행진을 보이고 있다.

올해 1~11월 누적 경상수지는 1018억2000만달러(약 147조9444억원) 흑자로 집계돼, 역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제시한 연간 전망치인 1150억달러(약 167조950억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였다. 11월 상품수지는 133억1000만달러(약 19조3394억원) 흑자를 기록하며, 32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이는 11월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이자, 전체 기준으로는 역대 네 번째에 해당한다. 조업일수 감소 영향으로 78억2000만달러(약 11조3624억원)에 머물렀던 전월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다.

수출은 601억1000만달러(약 87조3698억원)로 전월 대비 5.5% 증가했다. 통관기준 수출은 610억3000만달러(약 88조7071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8.4% 늘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증가세가 이어진 가운데, 승용차 수출이 증가 전환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선박을 제외할 경우 수출증가율은 9.7%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미국향 수출이 103억5000만달러(약 15조489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0.2% 감소하며 감소 폭이 축소됐다. 유럽연합(EU) 수출은 53억3000만달러(약 53억3000만달러)로 1.9% 줄었다.

반면 동남아시아 수출은 183억3000만달러(약 26조6389억원)로 18.4% 증가했고, 중국향 수출도 120억7000만달러(약 17조5437억원)로 6.9% 늘었다.

수입은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468억달러(약 68조238억원)로 전월 대비 0.7% 감소했다.  통관 기준으로는 512억9000만달러(약 74조5500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1.1% 증가했다.

원자재 수입은 7.9% 감소했으나, 소비재 수입은 19.9% 증가했고 자본재도 4.7% 늘며 증가 전환했다.  에너지류를 제외한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7.5% 증가했다.

서비스수지는 27억3000만달러(약 3조9707억원) 적자를 기록해 ,전월(37억5000만달러 적자·약 5조4543억원)보다 적자 폭이 축소됐다.

여행수지는 9억6000만달러(약 1조3963억원) 적자로, 추석 연휴이후 출국자 수가 줄면서 전월 대비 적자규모가 감소했다.

본원소득수지는 18억3000만달러(약 2조6599억원)흑자로 전월보다 흑자 폭이 줄었다.

배당소득수지는 증권투자 분기배당 지급 영향으로 흑자규모가 12억5000만달러(약 1조 8177억원)로 축소됐다. 이전소득수지는 1억8000만달러(약 261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11월 중 82억7000만달러(약 12조196억원) 증가했다.

직접투자는 23억3000만달러(약 3조3864억원)를 기록했다.

증권투자 부문에서는 내국인의 해외 주식투자가 125억4000만달러(약 18조2256억원)로 12개월 연속 순유입을 이어간 반면,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는 92억달러(약 13조3758억원) 순유출로 7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10월에는 추석연휴 영향으로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었지만, 11월에는 반도체와 승용차 수출을 중심으로 다시 확대되며 동월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며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는 11월 들어 AI 과열 우려 속에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매도가 이어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