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강기용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일본 나라현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한일 양국이 협력의 깊이를 더하고 그 범위를 넓혀 나가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면서 “안보 분야와 과거사 문제, 경제와 민생 분야에서 양국 협력을 넓히고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공동 언론 발표문’을 통해 “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대북 정책에서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기로 했다”면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일,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뜻을 함께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동북아 지역 한중일 3국이 최대한 공통점을 찾아 함께 소통하며 협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과 일본의 갈등·대립 상황과 관련한 언급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관계발전과 관련해 "그동안 정착시켜 온 셔틀 외교의 토대 위에 미래지향적 협력을 지속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경제 협력과 관련, “양국은 교역 중심의 협력을 넘어 경제 안보와 과학 기술, 그리고 국제 규범을 함께 만들어 가기 위한 보다 포괄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면서 “이러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관계 당국 간 논의를 개시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구체적으로는 "인공지능, 지식재산 보호 등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더욱 심화하기 위한 실무협의를 하기로 했다"면서 "저는 출입국 간소화, 수학여행 장려 등과 함께 현재 IT 분야에 한정된 기술자격 상호인정을 다른 분야로 확대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조세이(長生) 탄광’ 희생자 신원 확인을 위해 “양국은 유해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감정을 추진하기로 하고 구체 사항에 대해서는 당국 간 실무적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세이 탄광은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연안에 있었던 해저 탄광으로, 1942년 2월 3일 수면 아래의 갱도 천장이 무너지며 강제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 136명 등 총 183명이 숨졌다. 사고 후 탄광 회사가 2차 피해를 막겠다며 갱도를 폐쇄해 희생자 유해가 수습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어 낼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사회 분야 협력과 관련해 저출생, 고령화, 국토 균형 성장, 농업과 방재, 자살 예방 등 사회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 논의를 이어가는 한편 “스캠 범죄를 비롯한 초국가 범죄에 대해서도 양국 공동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리 경찰청 주도로 발족한 국제 공조 협의체에 일본이 참여하기로 했다”면서 “제3국에서 한일 양국 국민의 안전 보호를 강화하고, 세계 각국에 위협이 되는 초국가 범죄 해결에 한일 양국이 공동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나라현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데 대해 “먼 옛날 이곳에서 우리 조상들은 마음의 문을 열고 기술과 문화를 나누며 함께 발전해 왔다”면서 “1500여 년 전 ‘나라’에서 시작된 교류의 역사를 통해 ‘옛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안다’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지혜를 떠올린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20분간의 소인수회담과 68분간의 확대회담 순서로 88분 동안 회담했다.
이번 한일정상회담은 이 대통령 취임 후 5번째이자,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가 사퇴하고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한 이후로는 2번째다.
지난해 10월 말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담을 가진 뒤 두 달 반 만의 대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