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피지컬AI 업고 시총 100조 터치…R&D·인재영입 ‘정의선 혜안 빛나’

[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현대자동차가 로보틱스와 자율주행을 양대 축으로 한 ‘피지컬 AI’ 전략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100조원을 돌파했다.

미국의 수입차 고율 관세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래 신성장동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주가는 이날 장 초반 49만6500원까지 오르며 시가총액이 한때 101조6622억원을 넘어섰다.

장기간 박스권에 머물던 현대차 주가가 재평가 국면에 들어선 배경으로는 피지컬 AI 전략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5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6에서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하며 AI 로보틱스 전략을 제시했다.

그룹은 오는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HMGMA 공장에 아틀라스를 투입하고,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았다.

아틀라스는 능숙한 작업 시연으로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았으며, 글로벌 IT 전문 매체 CNET로부터 ‘최고의 로봇’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로보틱스와 함께 피지컬 AI의 또 다른 축인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합작한 자율주행 전문기업 모셔널은 올해 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4 수준의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웨이모, 바이두 등이 경쟁하는 글로벌 로보택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것으로, 현대차그룹이 지난 2020년 이후 약 5조원을 투입해온 로보택시 사업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전략적 파트너십과 인재 영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CES 2026 기간에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구글 딥마인드와 휴머노이드 기술 개발 가속화를 위한 전략적 협력을 체결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같은 자리에서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 퀄컴의 아카시 팔키왈라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글로벌 IT 기업 경영진과 잇따라 만나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글로벌 테크 기업 출신 인재 영입도 이어졌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와 테슬라에서 근무한 박민우 박사를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으로 영입해 조직 리더십을 보강했다.

지난 16일에는 테슬라에서 자율주행 시스템 오토파일럿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개발을 총괄한 밀란 코박을 자문역으로 선임했다.

코박은 향후 AI 및 엔지니어링 전략 자문과 함께 제조·물류·서비스 전반에서 첨단 AI·로보틱스 기술 적용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주가 상승이 미국 관세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한다.

다만 휴머노이드 로봇과 로보택시 사업의 수익성이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만큼, 중장기적인 투자 성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