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의존 탈피…멀티 퍼블리셔로 체질개선

[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크래프톤이 대표작인 ‘펍지: 배틀그라운드’에 대한 단일 IP(지식재산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대대적인 체질개선에 나섰다.

슈팅과 액션 중심이었던 기존 개발기조에서 벗어나 서브컬처, 캐주얼, 퍼즐 등 다양한 장르로 외연을 확장하며 글로벌 멀티퍼블리셔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최근 주요 제작 리더십 15명을 새로 영입하고,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를 총 19개로 확대했다.

각 장르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스타 개발자를 전면에 배치해 장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배틀그라운드 이후를 책임질 신규 캐시카우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크래프톤이 이처럼 장르 확장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중국시장 환경변화가 자리잡고 있다.

크래프톤의 2대 주주인 텐센트는 중국 내에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현지 버전인 ‘화평정영’ 대신 신작 슈팅게임 ‘델타포스’로 이용자 이동이 가속화될 경우, 크래프톤의 실적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델타포스’ 흥행이 본격화할수록 배틀그라운드 IP의 중국내 점유율이 잠식되는 이른바 ‘카니발라이제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 출범하거나 강화되는 스튜디오들은 기존 크래프톤의 핵심 색깔이었던 하드코어 슈팅과는 결을 달리하고 있다.

상반기 법인 설립이 예정된 ‘룬샷게임즈’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진 서브컬처 장르를 정조준한다.

룬샷게임즈를 이끄는 배형욱 대표는 데브시스터즈에서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쿠키런: 모험의 탑’ 등 IP 확장을 주도한 인물이다.

‘올리브트리 게임즈’는 ‘애니팡’ 시리즈로 잘 알려진 이창명 대표를 중심으로 소셜·캐주얼·퍼즐 게임 시장 공략에 나선다.

진입 장벽이 낮은 장르를 통해 배틀그라운드 이탈 유저와 슈팅 장르에 피로감을 느끼는 글로벌 이용자층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밖에도 넥슨과 EA코리아를 거친 김성훈 대표가 이끄는 ‘나인비스튜디오’, 넥슨코리아 부사장 출신 노정환 대표의 ‘옴니크래프트 랩스’ 등 업계 베테랑들이 합류하며 개발 라인업을 강화했다.

나인비스튜디오는 장르를 가리지 않는 몰입형 게임 개발을, 옴니크래프트 랩스는 플랫폼과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적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현재 크래프톤은 총 26개의 신작 파이프라인을 가동하고 있으며, 향후 2년간 12개 작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펍지 IP를 활용한 신작으로는 ‘블랙 버짓’, ‘블라인드 스팟’, ‘프로젝트 발러(Project Valor)’가 공개됐다.

프랜차이즈 확장 라인업으로는 ‘서브노티카 2’, ‘팰월드 모바일’ 등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얼리 액세스로 선보인 ‘인조이’와 ‘미메시스’도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크래프톤은 소규모 조직단위로 신작을 빠르게 개발한 뒤 시장 검증을 거친 프로젝트를 대형 프랜차이즈로 확장하는 ‘스케일업 더 크리에이티브’ 전략을 통해, 특정 IP와 파트너사에 대한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낮춘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