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정부가 26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반영된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획을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37·2028년 준공을 목표로 1.4GW 규모의 신규 대형원전 2기 건설이 추진된다.
최근 실시한 대국민 여론조사에서 원전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나타나자 당초 부정적인 입장에서 방향을 바꾼 것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11차 전기본에 반영된 신규 원전을 계획대로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조만간 한국수력원자력이 부지 공모를 시작, 2030년대 초 건설 허가를 받는 등 절차를 진행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연내 수립될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관련 내용을 담는다는 방침이다.
김 장관은 "기후 대응을 위해 탄소 배출을 전 분야에서 감축해야 하며 특히 전력 분야의 탄소 감축을 위해 석탄·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줄일 필요가 있으므로 재생에너지와 원전 중심의 전력 운영이 필요하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기후부는 재생에너지의 단점인 간헐성 보완을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양수발전 등의 역할을 강화하고, 원전의 단점인 경직성을 해결하기 위해 탄력운전을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준비 중인 제12차 전기본에는 인공지능(AI)·전기차 확대 등에 따른 전기화 수요를 예측하고,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믹스와 분산형 전력망 계획 등을 과학적·객관적으로 담아내겠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작년 2월 확정된 11차 전기본에는 총 2.8GW(기가와트) 규모 대형 원전 2기를 2037년과 2038년 도입하고 2035년까지 소형모듈원자로(SMR·0.7GW 규모)를 만든다는 계획이 반영됐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은 작년 6월 4일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이행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이재명 정부는 이 계획이 국민 동의를 충분히 얻지 못했다며 원점 재검토를 선언했다.
김성환 장관은 인사청문회 당시에는 11차 전기본에 따른 신규 원전 건설은 불가피하다고 밝혔지만 취임 이후에는 '정부 계획으로 11차 전기본을 존중하지만, 원전을 새로 지을지에 대해서는 국민 공론을 듣고 판단해야 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하지만 인공지능(AI) 시대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거세지면서 정책 결정자들 입장은 다시 뒤집혔다.
김 장관은 지난 7일 신규 원전 건설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논의 과정 일환으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국내에 원전을 짓지 않겠다면서 원전을 수출하겠다는 것이 궁색했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했다.
이어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재생에너지만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원전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원전을 짓자는 여론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기후부가 최근 2개 기관을 통해 대국민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한국에 원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90% 가까이 나왔고, 제11차 전기본에 반영된 신규 원전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답변은 60% 이상 나왔다.
결국 정부가 신규 원전을 짓기로 입장을 정리했지만 '시간 낭비만 했다'는 비판은 거셀 것으로 보인다.
11차 전기본상 대형 원전 건설 기간은 13년 11개월로 이를 고려하면 지금 바로 부지가 선정된다고 하더라도 계획에 맞춰 준공하기가 빠듯하다.
앞서 진행된 두 차례 정책 토론회에서는 방사성폐기물이나 안전과 관련한 논의보다는 원전의 경직성을 어떻게 완화할지에 대한 기술적 논의만 이뤄졌다.
기후부는 "의견 수렴 과정에서 제기된 쟁점 과제를 포함해, 다양한 형식 과정을 통해 향후에도 국민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