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낸드 플래시 메모리 공급 가격을 두 배 이상 인상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저장장치 수요가 급증한 반면 공급은 제한되면서 메모리 가격 상승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낸드 플래시 가격을 전 분기 대비 100% 이상 인상, 지난해 말 주요 고객사들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인상된 가격은 1월부터 적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D램 가격도 최대 70% 가까이 올려 계약을 마쳤다.
낸드 가격 상승은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됐다.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낸드 역시 가격 인상 압력을 받아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낸드 가격은 전 분기 대비 33~38% 상승했다.
트렌드포스는 올 1분기에도 유사한 수준의 인상을 전망했지만, 실제 공급가는 이를 웃돈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낸드 가격 급등은 삼성전자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SK하이닉스 역시 유사한 수준으로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낸드 시장 점유율 1·2위 업체다.
시장 점유율 5위인 샌디스크 역시 올해 낸드 가격을 100%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낸드 가격 급등의 배경으로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꼽힌다.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를 중심으로 낸드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여기에 스마트폰과 PC 등에서도 고성능·고용량 저장장치 탑재가 확산되고 있다.
기기 자체에서 AI 연산을 수행하는 ‘온디바이스 AI’ 확산도 수요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공급은 크게 늘지 않았다. 지난해 낸드 플래시의 대규모 증설이 이뤄지지 않은 데다 공정 전환 등의 영향으로 공급량 증가가 제한됐다.
삼성전자도 낸드 부문에 대해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해 감산까지는 아니더라도 출하량 확대에는 신중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낸드 가격 상승세가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 낸드 공급가 인상을 놓고 주요 고객사들과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D램과 낸드를 포함한 메모리 가격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
AI 인프라 구축 비용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AI 확산의 병목 요인으로 메모리 부족이 거론되고 있다. 스마트폰과 PC 등 메모리가 탑재되는 주요 IT 기기의 가격 인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