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메모리 시장의 관심이 D램 중심에서 낸드플래시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HBM(고대역폭메모리)이 D램 성장을 견인하는 가운데 데이터 저장과 관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낸드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는 흐름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AI 투자확대 효과가 D램을 넘어 낸드를 비롯한 메모리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내년까지 낸드 시장이 D램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시각도 변화하고 있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AI 관련 낸드 시장 규모가 내년까지 연평균 약 11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AI D램 성장률(91%)을 웃도는 수준이다.
모건스탠리는 하이퍼스케일러를 중심으로 기업용 SSD(eSSD) 선주문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AI 서버확대 과정에서 연산 장비보다 데이터 저장공간을 먼저 확보하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 공급사의 보수적인 증설기조가 맞물리며 낸드 수급이 빠르게 타이트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비자용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eSSD 중심의 고용량 낸드 출하가 늘면서 낸드 가격전망도 상향 조정됐다. 실제 시장에서도 수요확대 조짐이 감지된다.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들은 AI 서버 증설과 함께 대용량 스토리지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AI 모델 학습과 서비스 과정에서 생성·활용되는 데이터가 급증하면서 eSSD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 AI 서버는 이전 세대 대비 스토리지 탑재용량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대규모 학습뿐 아니라 추론과 모델 업데이트 과정에서 반복적인 데이터 입출력이 필요해지면서 저장장치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AI 활용방식 변화도 낸드 수요확대를 뒷받침한다. 초기에는 대규모 학습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추론 중심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학습 단계에서는 고대역폭과 저지연 특성이 중요한 D램 비중이 크지만, 실제 서비스 단계에서는 대규모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저장·관리하는 능력이 핵심 경쟁력이 되면서 낸드 기반 스토리지 비중이 자연스럽게 확대되고 있다.
AI 수요 확산방식 역시 D램과 차이를 보인다. D램, 특히 HBM 시장이 엔비디아 중심의 소수고객 투자에 영향을 크게 받는 구조라면 낸드는 AI 서버, 기업용 스토리지, 엣지 AI, 자동차, 온디바이스 AI 등 다양한 영역으로 수요가 분산되는 특징을 보인다.
특정 고객 의존도가 낮고 제품 구성과 공급 안정성, 고객 맞춤 대응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장이라는 평가다. 공급 측면에서도 수급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메모리 업체들이 HBM과 AI D램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낸드 증설에는 보수적 기조를 유지해 왔고, 중국 업체들의 증설 역시 미국 규제 영향으로 제약을 받으면서 글로벌 낸드 공급확대 속도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AI 인프라 확대와 함께 낸드 시장의 성장세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