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10조 지분매각…삼성전자 100% 자회사 되나?

[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삼성SDI가 보유 중인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매각을 추진한다.

전기차 시장 침체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배터리 사업 투자를 지속하기 위한 재원 확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유상증자 대신 보유자산 유동화를 택하며 재무구조 개선과 투자여력 확보에 나선 것이다.

삼성SDI는 20일 공시를 통해 “투자재원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유중인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등의 매각 추진안을 이사회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매각규모와 조건, 시기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지속가능경영위원회가 거래 상대방과 세부사항을 검토한 뒤 이사회 승인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현재 삼성SDI는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15.2%를 보유하고 있으며, 장부가 기준 1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대규모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지분전량을 매각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번 결정은 배터리 사업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삼성SDI는 지난 2023년 1조54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전기차 수요 둔화 여파로 1조722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미국 전기차 시장 회복이 지연되면서 올해 역시 수천억원대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향후 2~3년 실적반등의 열쇠로 꼽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확대를 위해 공정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수익성이 본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울트라 하이니켈, 전고체 배터리, 건식 공정 등 차세대 기 경쟁이 치열해 투자를 중단하기 어려운 사업구조이다.

삼성SDI는 지난 2024년 약 6조6000억원, 지난해 약 3조3000억원을 투자했으며, 올해도 3조2000억원 이상을 투자에 집행할 계획이다.

한때 자금조달 방안으로 유상증자가 거론됐지만, 지난해 3월 1조6500억원 유상증자 추진 과정에서 주주 반발을 겪은데다, 정부의 주주환원 강화 기조와도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지분 매각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최대주주인 삼성전자가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84.8%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삼성SDI가 보유한 15.2%를 모두 인수할 경우,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의 100% 자회사가 된다.

삼성전자의 탄탄한 재무여력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반도체 사업에서 창출되는 현금을 기반으로 계열사 지원이 가능하며, 동시에 높은 수익성을 내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실제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24년 6조6500억원의 배당을 실시했고, 이 가운데 삼성전자가 5조6395억원을 수령했다.

업계는 이번 지분 매각이 삼성SDI의 단기 유동성 확보를 넘어 그룹내 지배구조 재편과 사업 재정비 신호탄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