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1심 무기징역…“국헌문란 목적 내란”

[서울이코노미뉴스 강기용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443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는 19일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피고인 8명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내란 특검은 지난달 13일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었다.

재판부는 “국회 등 헌법이 규정한 기관의 기능을 상당 기간 저지하거나 마비시키려는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국헌문란 목적의 내란죄가 성립한다”면서 “윤석열 피고인에 대한 내란우두머리죄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의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를 인정, 김 전 장관에게는 징역 30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징역 18년, 조지호 전 경찰청장 징역 12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징역 10년,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에게는 징역 3년을 각각 선고했다. 

◇“비상계엄 핵심은 군을 국회에 보낸 것”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등이 비상계엄 선포 후 군을 국회에 보낸 게 “이번 사건의 핵심”이라면서 “국헌 문란 목적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군을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보낸 목적에 대해 “국회의장, 여야 당대표 등 주요 인사를 체포해 의원들이 토의하거나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 등을 의결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판단, “국회 활동을 저지하거나 마비시켜서 국회가 그 기능을 하지 못하게 만들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김용현 전 장관이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 체포대상 14명을 불러줬다”는 특검 주장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대통령도 국헌문란 목적의 내란죄를 저지를 수 있다”면서 “국회 권한을 침해했으면 내란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특히 “국가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에 대해서는 “명분과 목적을 혼동한 주장”이라면서 “성경을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을 훔칠 순 없다”고 일갈했다.

재판부는 “포고령, 국회봉쇄, 체포조 편성 및 운용,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점거 및 서버 반출 등은 그 자체로 폭동 행위”라면서 “비상계엄은 한 지역의 평온을 해칠 정도의 폭동이었다”고 판단했다.

지귀연 재판장은 피고인들에 대한 양형 이유를 설명하면서 “비상계엄 선포와 그에 따른 군경 활동으로 인해 군과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크게 훼손되고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정치적 위상과 대외 신인도가 하락했고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는 지금 정치적으로 양분돼서 극한의 대립 상태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 재판장은 조기 대선,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후속 조치, 대규모 수사와 재판 등을 언급하면서 “이런 사회적 비용은 산정할 수 없는 정도의 어마어마한 피해”라면서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조치를 실제로 수행한 군인, 경찰관, 공무원들이 사회적으로 많은 비난을 받게 됐고, 법적인 책임도 져야 하며, 상관의 지시의 적법성·정당성에 대한 군인과 경찰관 및 공무원들의 신뢰가 훼손됐다”고 피력했다.

◇“공수처·검찰 내란죄 수사 가능"

한편 재판부는 재직 중 대통령에 대한 수사도 허용된다고 판단했다. 헌법상 현직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죄가 아닌 한 소추 대상이 아니지만, 소추에 수사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나 검찰 모두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죄 수사 권한이 있다고 봤다. 공수처와 검찰 모두 관련법상 내란죄는 직접수사 대상이 아니지만, 수사 대상 범죄인 직권남용죄의 ‘관련 범죄’로 내란죄를 수사할 수 있고, 검찰은 기소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공수처의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죄 수사는 위법한 수사였다”고 했는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한편 재판부는 김용군 전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단장(예비역 육군 대령)에게는 “노상원 전 사령관의 계획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에 대해서도 “방첩사의 주요 정치인 체포 계획을 알면서도 협조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전 장관 등과 공모해 반국가세력 척결을 명분으로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폭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계엄군을 동원해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장악하고 정치인 체포를 시도한 혐의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