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3강, AI 수요 확대에 신바람…글로벌 생산능력 확충 본격화

[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3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수요 급증에 부응해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을 중심으로 증설과 투자계획이 잇따르며 공급망 주도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공장) 가동시점을 기존 내년 5월에서 내년 초로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소 2~3개월가량 일정 단축이 예상된다. 류성수 SK하이닉스 미주법인장은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1기 팹 가동을 약 3개월 앞당긴 2월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약 1000조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다. 삼성전자가 360조원을 투자해 6개 팹을, SK하이닉스가 600조원을 투입해 4개 팹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SK하이닉스 1기 팹에는 HBM과 서버용 D램 등 AI 반도체 생산라인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조기 가동이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AI 메모리 수요 대응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청주에서도 생산 인프라 확충이 이어지고 있다. 전공정 시설인 M15X는 올해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장비 반입이 진행 중이다. 후공정 시설인 ‘패키징·테스트 전용 팹(P&T7)’은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한다.

SK하이닉스는 ‘용인~이천~청주’를 잇는 ‘삼각 벨트’를 구축해 HBM 물량 확대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미국 인디애나주에는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 설립도 준비중이다.

삼성전자도 생산 인프라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을 올해 가동할 예정이며, 2나노(㎚) 및 3나노급 선단 공정을 통해 차세대 칩을 생산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평택 캠퍼스 확장이 진행 중이다. 평택 5공장(P5)은 오는 2028년 가동을 목표로 공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향후 HBM 생산의 핵심거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지난 2024년 업황 둔화로 속도를 조절했던 P5 투자를 AI 수요 확대에 맞춰 재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황에 따라 평택 6공장(P6) 재가동 가능성도 거론된다. 평택은 이미 P1~P4가 가동중인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로,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아우르는 핵심 생산기지다.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공격적인 증설에 나섰다.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500억달러(약 72조원)를 투입해 D램 팹 2개를 건설 중이며, 첫 번째 팹은 내년 중반 가동을 목표로 한다. 두 번째 팹까지 포함한 전체 생산라인은 오는 2028년 말 완전 가동체제에 들어설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싱가포르에서는 신규 낸드(NAND) 팹을 착공했으며, 오는 2028년 하반기 첫 웨이퍼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만 반도체 기업 PSMC의 통뤄 P5 팹을 약 18억달러(약 2조5936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일본 히로시마에도 96억달러(약 13조8326억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마크 머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현재 일부 핵심고객이 요구하는 물량의 절반에서 3분의 2 수준만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AI 칩용 메모리에 집중하기 위해 소비자 PC용 메모리 생산을 중단하는 등 포트폴리오 조정에도 나섰다.

이같은 글로벌 증설 움직임은 메모리 수급 타이트 현상과 맞물려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램 계약가격은 전 분기 대비 90~95% 상승하고, 낸드 가격 역시 55~60% 인상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기존 전망치보다 D램은 최대 40%포인트, 낸드는 27%포인트 상향된 수준으로, AI 수요가 메모리 업황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