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구글에 1대 5000 축척지도 국외 반출 허가…5대 보안조건 전제로

[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정부가 구글에 대한민국 고정밀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조건부로 허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07년 이후 이어진 구글의 요청을 18년만에 수용한 것으로, 안보 우려와 기밀시설 노출 가능성 등을 이유로 불허해온 기존 입장에서 선회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27일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 회의를 열고 “구글이 신청한 1대 5000 축척 지도의 국외 반출을 심의한 결과, 엄격한 보안조건 준수를 전제로 허가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1대 5000 지도는 실제거리 50m를 지도상 1cm로 축소해 표현한 고정밀 지도다.

구글은 지난 2007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고정밀지도 국외 반출을 요청했으나, 정부는 안보 문제와 국내 서버 활용 거부 등을 이유로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이후 지난해 2월 세 번째로 반출을 요청했다.

정부는 같은 해 11월 영상 보안처리, 좌표 표시 제한, 서버 운영 및 사후관리 등 기술적 보완을 요구했다.

특히 도널트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이를 비관세 장벽 중 하나로 지목하며 문제를 제기한 바 있어, 이번 결정은 외교·통상 환경도 일정 부분 고려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가 제시한 주요 보안조건은 ▲영상 보안처리 ▲좌표 표시제한 ▲국내 서버 활용 ▲보안사고 대응 ▲조건 이행관리 등 5가지다.

이에 따라 구글은 구글 어스 등 글로벌 서비스에서 한국 영토의 위성·항공사진을 제공할 경우, 보안 처리가 완료된 영상만 사용해야 한다.

과거 시계열 영상과 스트리트뷰에서도 군사·보안시설을 가림 처리해야 하며, 대한민국 영토에 대한 좌표 표시를 제거하고 노출을 제한해야 한다.

또한 지도 데이터의 가공과 보안처리는 국내 제휴기업이 국내에 위치한 서버를 통해 수행해야 한다.

원본 데이터는 반출 대상에서 제외되며, 가공후 정부의 간행 심사 등 검토·확인을 거친 데이터만 해외 이전이 가능하다.

반출범위 역시 내비게이션과 길찾기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데이터로 한정된다.

구글은 반출 전 정부와 협의해 ‘보안사고 예방 및 대응 프레임워크’를 수립해야 하며, 국가 안보에 임박한 위해가 발생할 경우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기술적 조치 방안, 이른바 ‘레드버튼’도 구현해야 한다.

아울러 한국 지도 전담관을 국내에 상주시켜 정부와의 상시 소통채널을 구축하는 것도 조건에 포함됐다.

정부는 이같은 조건의 충족 여부를 확인한 뒤 실제 데이터 반출을 허가할 방침이다.

조건을 지속적으로 또는 중대하게 위반할 경우, 허가를 중단하거나 이미 반출된 데이터의 회수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구글은 이번 결정에 대해 “진심으로 환영하며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서비스 구현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