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습에 하메네이·가족 4명도 사망…중동 전운 속 긴장 고조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진교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의 28일(현지시간) 이란 공습과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폭사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하는 '힘을 통한 평화' 노선이 한층 과감해지고 있다.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정유·해운·항공 등 에너지와 물류 산업 전반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와 외신에 따르면 이란 정부가 1일(현지 시각)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하메네이(86)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

이날 이란 정부는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사망을 발표하면서 40일간 전국민적 추도 기간과 일주일간의 공휴일을 선포했다.

이란 국영방송 프레스TV와 국영통신 IRNA도 이날 "이슬람혁명의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공격으로 순교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방송 앵커는 흐느끼며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그가 사망한 정확한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전날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매체들은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주로 거주하는 테헤란 북부 보안구역이 폭격으로 파괴된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이스라엘과 미국기지를 향한 가장 강력한 공격 곧 시작"경고

현지 언론들은 그가 테헤란의 집무실에서 사망했다고 전했다. 메흐르통신은 "순교하는 순간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집무실을 지키며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며 "비겁한 그 공격이 토요일(2월 28일) 오전에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이어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과 유착한 매체들은 그가 암살이 두려워 비밀 장소에 있다고 반복적으로 주장했다"며 "집무실에서의 순교는 적들의 심리전이 날조라는 사실을 또다시 입증한 동시에 그가 항상 국민 속에, 책임과 불굴의 용기로 오만한 세력(서방)에 맞서는 최전선에 서 있다는 점을 방증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딸·사위·손녀 등 가족 4명도 사망했다. 이날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이 하메네이의 주거지에 집중되면서 하메네이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들도 함께 폭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별도 성명을 통해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사망은 오히려 그의 노선을 계속 이어가려는 이란의 결의를 더 굳건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점령지(이스라엘)와 미국 테러리스트 기지를 향한 이란이슬람공화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공격작전이 곧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당분간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유사시 책임을 맡긴 것으로 알려진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위원회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항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봉쇄 현실화 亞경제 직격탄, 달러·유가·증시 '동시 압박'…트럼프 "정밀 타격 지속"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실상 이란 정권 붕괴까지 공격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사망을 발표하면서 "'중동, 나아가 전 세계의 평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이번주 내내 혹은 필요시 그 이상으로 강력하고 정밀한 폭격을 중단 없이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엑스(X·구 트위터)에 "우리는 시오니스트 범죄자들(이스라엘 정권 지칭)과 비열한 미국인들을 후회하게 만들 것"이라며 "압제자들, 지옥 같은 자들에게 잊지 못할 교훈을 안겨줄 것"이라고 적었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우리는 하메네이의 주거지를 파괴하고 혁명수비대 지휘관들과 고위 핵 관리들을 죽였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분쟁이 산유국이 밀집한 걸프 지역 전반으로 확산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주변 해상 교통이 마비될 경우 아시아 경제권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경제권에 핵심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여부다. 봉쇄가 현실화하지 않더라도 해상 보험료 상승, 선박 우회 운항, 운임 급등 등 2차 비용 충격은 불가피하다.

중국·인도·한국·일본 등 주요 원유 수입국이 밀집한 아시아는 에너지 가격 상승과 운송 차질의 1차 노출지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단기적으로 달러 강세, 원자재 변동성 확대, 위험자산 회피 흐름이 교차하는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분쟁이 단기에 봉합될지, 아니면 해상 병목을 건드리는 구조적 충격으로 확산될지가 향후 시장 방향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