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필요 시 비축유 방출, 임시선박 투입”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과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사망 등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따라 정부는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100조원 규모의 시장안정프로그램을 필요시 즉각 시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산업통상부는 1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문신학 차관 주재로 관계부처와 유관기관, 업종별 단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실물경제 점검회의'를 열었다, 전날 저녁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주재한 긴급 점검회의에 이은 후속 회의다. 

정부는 이번 사태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면밀한 상황 관리에 들어갔다. 

현재 우리나라는 수개월 분의 비축유와 함께 비축 의무량을 상회하는 수준의 가스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당장의 수급 위기 대응력은 충분한 상태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해 민간 원유 재고가 일정 비율 이상 감소하는 등 수급 위기가 악화할 경우 여수, 거제 등 전국 9개 비축기지에 보관된 비축유를 국내 시장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석유공사는 해외 생산 물량 도입과 공동비축 우선구매권 행사, 비축유 방출 태세 점검 등 비상 매뉴얼의 조치 사항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했다.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동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3%로 크지 않다. 

정부는 그러나 사태 장기화 시 유가와 물류비 상승이 수출에 미칠 파급효과를 고려해 수출 기업에 대한 유동성 지원과 수출바우처를 통한 물류비 지원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로 했다. 

물류 경색이 본격화할 경우에는 임시선박 투입 등 추가 대책도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공급망 측면에서는 중동 의존도가 높은 브롬, 합성섬유용 에틸렌글리콜 등 일부 화학제품에 대해 국내 생산 확대와 대체 수급처 확보를 통해 영향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이날 회의에는 외교부, 기후에너지환경부, 해양수산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에너지경제연구원 및 주요 경제단체 등이 총출동했다.

'비상대응 금융시장반' 가동, 시장상황 24시간 모니터링

한편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금융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따른 국내외 경제·금융시장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이 위원장은 "향후 중동 상황 전개 양상이 불확실하다"면서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국내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국내 경제 및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금융위 사무처장을 반장으로 재정경제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국제금융센터 등 유관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비상대응 금융시장반'을 즉각 가동하고, 금융시장 상황을 24시간 모니터링할 것을 지시했다.

금융위는 금융감독원 및 금융 유관기관 등과 함께 긴급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적기에 개최할 계획이다.

아울러 필요시 '100조원+α' 규모의 시장안정프로그램 등 이미 마련된 금융시장안정조치(Contingency Plan)를 신속히 시행할 것도 지시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등 중동사태 영향에 취약한 중소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실물경제 지원에도 만전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