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패닉’…코스피 5% 급락,환율 17년만에 1,500 돌파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중동전쟁 확산으로 국내 금융 및 외환시장이 이틀째 '패닉(공황)' 위기로 치닫고 있다.

코스피가 4일 미국과 이란간 전쟁 발발이후 중동 전역에 긴장감이 번지면서 급락해 장 초반 5,500선마저 내줬다.

이날 오전 9시38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보다 306.09포인트(5.28%) 내린 5,485.82를 보이고 있다.

지수는 전장보다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로 출발해 낙폭을 키우고 있다.

전날 코스피는 미국과 이란간 전쟁 발발에 7.24% 급락해 5,790선에서 장을 마쳤는데, 이날도 급락세를 지속 중이다.

이날 개장 직후에는 코스피200선물 급락에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발동되기도 했다.

◇환율, 전날 주간 26원 급등후 야간거래서 상승폭 확대…1,480원대서 마감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이날 전날보다 12.9원 급등한 1,479.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간 무력충돌로 달러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전날 야간거래에서 장중 한때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돌파했다.

4일(한국시간) 원·달러 환율은 한국시간 오전 2시 서울 외환시장 주간거래 종가 대비 19.6원 급등한 달러당 1,485.7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야간거래에서 가파르게 상승 폭을 키우다가 뉴욕증시 개장 30여분 후인 한국시간 4일 0시5분께 달러당 1,500원을 넘겼다.

원·달러 환율은 이후 장중 한때 1,506원 가까이로 치솟았다가 다시 1,500원선 밑으로 반락한 뒤 1,490원선 아래에서 거래를 마무리했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26.4원 오른 1,466.1원이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초 달러당 1,600원선 목전까지 오른 바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달러당 1,480원선대로 오르며 1,500원선 근접을 시도했으나,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과 정책수단에 막혀 1,500원 돌파에는 실패해왔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후 사태가 중동 전역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면서 이날 달러화가 가파르게 강세를 보인 가운데 주간 대비 거래량이 적은 야간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이 단시간에 급격히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란이 전날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한 가운데 국제유가 급등이 에너지 수입국 경제에 부담을 줄 것이란 전망이 원화가치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대이란 공격 개시이후 글로벌 안전자산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다른 주요 통화들도 달러화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ICE선물거래소에서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3일 미 동부시간 오전 9시50분(한국시간 3일 오후 11시50분)께 99.33으로 전장 대비 0.96% 올랐다.

달러화 가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대(對)이란 군사작전 개시 이후 2거래일째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시간 달러화에 견준 유로화 가치는 같은 시간 달러당 1.157유로로 전장 대비 1% 하락했고, 달러화에 견준 영국 파운드화 가치도 달러당 1.329파운드로 전장 대비 0.8% 하락했다. 호주 달러 가치는 달러당 전장 대비 1.5% 급락했다.

달러화 강세에 글로벌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국제 금값 역시 큰 폭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가격은 온스당 5089.4달러로 전장 대비 4.2% 급락 거래됐다.

◇이틀연속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 발동

이날 오전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216억원, 1578억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기관은 3799억원 매수 우위다.

전날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역대 두 번째로 많이 팔았는데, 이날도 지속해 순매도 중이다.

전날 순매수했던 개인은 이날 매도 우위로 전환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1641억원 순매도 중이다.

간밤 뉴욕증시는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감이 이어지면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0.83% 내렸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0.94%, 1.02% 하락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유가가 이틀째 급등하자, 인플레이션 및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매도세를 자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가 안정을 위해 해군 호위조치를 내놓으면서 장중 저가 매수세도 유입됐으나, 투자심리를 완전히 회복시키지는 못했다.

엔비디아(-1.33%), 마이크론테크놀로지(-7.99%) 등이 내리면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4.58% 급락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지속되면서 국내 증시도 전날에 이어 하방압력을 받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장 초반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 지속, 마이크론 등 미국 반도체주 급락으로 하방압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 삼성전자(-1.13%)가 하락 중이며 현대차(-1.85%), 기아(-3.84%), LG에너지솔루션(-2.04%), 삼성바이오로직스(-4.28%) 등이 내리고 있다.

전날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수혜 기대로 급등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7.40%), 현대로템(-9.44%) 등 방산주도 급락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대해 미 해군의 군사적 보호를 제공한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SK이노베이션(-7.64%) 등 전날 급등했던 정유주도 내리고 있다.

반면 개장 직후 급락하던 SK하이닉스(1.38%)는 상승 전환해 지수 낙폭을 제한하고 있으며, 한미반도체(5.14%)도 오르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운송창고(-7.30%), 화학(-5.18%), 제약(-4.96%) 등 대다수 업종이 내리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59.45포인트(5.23%) 내린 1,078.25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25.62포인트(2.25%) 하락한 1,112.08로 출발해 낙폭을 키우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이 3048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87억원, 2574억원 매수 우위다.

에코프로(-2.13%), 에코프로비엠(-2.66%) 등 이차전지주와 알테오젠(-3.92%), 삼천당제약(-4.77%), 레인보우로보틱스(-4.64%) 등이 내리고 있다.

리노공업(4.04%), 원익IPS(4.21%), ISC(1.77%) 등은 상승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