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엔씨, 피지컬 AI 진출 확대…게임 넘어 산업전환 가속

[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크래프톤과 엔씨소프트가 차세대 성장축으로 '피지컬 AI'를 낙점했다.

게임시장 성장둔화 속에서 확보한 AI·시뮬레이션 역량을 제조와 방산 등 실물산업으로 확장하는 전략이다.

콘텐츠 기업에서 기술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양사는 합작법인과 컨소시엄을 통해 관련 생태계 구축에 착수했다. 게임 개발과정에서 축적한 물리 엔진, 3D 모델링,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구상이다.

가상 환경에서 반복 학습이 가능한 구조는 로봇 학습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피지컬 AI는 가상세계에서 검증된 기술이 현실로 이전되는 대표분야로 꼽힌다.

게임 엔진 기반 시뮬레이션과 NPC 인공지능은 로봇의 판단과 행동학습에 활용 가능하다. 산업계에서는 이를 ‘디지털 훈련장’으로 평가한다.

글로벌 빅테크도 이미 선점 경쟁에 들어갔다.

유비소프트는 생성형 AI 기반 협업 캐릭터를 공개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로봇·드론 시뮬레이션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유니티 역시 제조 자동화 솔루션을 선보이며 산업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게임 기술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흐름이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국내 기업들의 전략은 차별화된다.

엔씨는 제조중심 생태계 구축에 무게를 둔다. 삼성SDS, ETRI 등 53개 기관이 참여한 ‘K-피지컬 AI 얼라이언스’에 합류해 협업 기반을 넓혔다.

MMORPG 운영 과정에서 축적한 강화학습 경험과 3D 생성 기술을 활용해 핵심모델 개발에 나선다.

현실 인지와 행동을 구현하는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과 ‘로보틱스 파운데이션 모델’이 목표다.

크래프톤은 방산과 글로벌 확장에 초점을 맞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협력해 무인 전투체계와 자율 장비에 기술을 적용한다.

동시에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펀드를 조성해 관련기업 발굴에 나선다. 미국에는 로봇 AI 연구법인 ‘루도 로보틱스’를 설립해 현지 거점을 확보했다.

엔비디아와의 협력도 주목된다. 양사는 게임과 AI, 로봇 기술을 아우르는 공동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게임내 AI 캐릭터 기술은 실제 산업 응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다. 향후 음성기반 전술 수행 등 기능이 확대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를 게임산업의 구조적 전환 신호로 본다. 이용자 기반 성장모델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기술중심 확장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향후 성과는 실제 산업 적용여부와 수익모델 확보에 달릴 전망이다.

피지컬 AI가 상용화 단계에 진입할 경우, 국내 게임사의 경쟁 지형도도 크게 바뀔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