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서울시가 무주택자를 위해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대폭 늘리고 대출 지원을 확대하는 등 주거 안전망 구축에 나선다.
오세훈 시장은 31일 중구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기자설명회를 열어 '무주택 시민 주거안정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민 53.4%는 집을 임차해서 살고있고 임차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실거주 의무강화와 다주택자 규제 등으로 2023년 3월 5만여건이던 전세 매물이 3년 지난 올해 3월 1만8000건으로 급감했다.
이에 강북을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서울 84㎡ 아파트 평균 전세 실거래 가격은 2024년 6억4000만원에서 올초 7억4000만원으로 2년새 15.6% 올랐다.
이번 대책은 크게 공공임대 공공분양을 통한 중장기 정착기반 조성, 즉시 안정적 주거지원 두 가지로 구분된다.
◇공공주택 2031년까지 13만호…'바로내집' 6500호
시는 오는 2031년까지 공공주택 13만호를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장기안심전세 등 기존 공급방식으로 12만3000호를 공급하고, 무주택자가 빠르게 집을 가질 수 있는 공급유형인 '바로내집'을 새로 도입해 6500호를 공급한다.
오 시장은 "그동안 연간 평균 1만호 조금 넘게 꾸준히 공급하겠다는 계획이었는데, 2031년까지 13만호를 공급하려면 연 2만2000가구를 공급해야 한다"며 "(이번 대책 시행으로) 2배 이상 늘어나는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로내집은 토지를 공공이 소유하고 임대료만 납부하는 방식으로 시세의 50% 수준으로 분양하는 토지임대부형 6000호와 분양가 20%만 우선 계약금으로 내고 입주후 20년 동안 낮은 금리로 갚는 할부형 500호로 구성된다.
준공 30년이 넘어 수선유지비 부담이 증가하는 3만3000호 노후 임대단지는 고밀개발을 통해 분양 세대를 추가한다.
예컨대 가양9-1, 성산, 중계4 등 세 단지를 재정비해 공공임대와 분양 총 9000호를 공급한다.
오 시장은 "한 20년 전에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급했던 토지임대부 주택이 있었다. 당시 군포에서 공급했는데 경쟁률이 1대 1에 미치지 못해 결국 일반분양으로 전환했다"며 "그때는 부동산 시장이 지금처럼 과열된 상황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지금은 부동산 시장이 매우 위태롭고 요동치고 있다"고 과거와의 차이를 설명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는 아마 굉장히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전월세도 구하기 힘들다 보니까 아마 완전한 소유보다는 초기자금 부담이 적은 이런 형태의 주거에 상당한 선호도가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덧붙였다.
◇전월세 금융지원 폭 넓히고 수요관리
전세 계약기간이 끝나 이사해야 하는 이들을 지원할 방안도 마련했다.
공공임대 공실을 줄이기 위한 '공공임대주택 바로입주제'를 시행해 모든 임대주택 입주자 공고를 일괄시행한 뒤, 빈집이 생기면 예비입주자가 곧바로 입주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서울 253개 구역(31만호) 정비사업의 이주시기 관리를 강화해 기존 2000세대 초과사업을 대상으로 실시하던 정비사업 시기조정을 한시확대해 1000세대 초과사업에도 적용한다. 이를 통해 전월세 시장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보증금의 30%(최대 6000만원)인 장기안심주택 무이자 대출범위를 보증금의 40%(최대 6000만원)로 확대한다.
지원대상도 청년·신혼부부 중심에서 저소득 중장년과 등록임대 만료 가구까지 넓힌다.
정책의 사각지대였던 중장년층 임차보증금 이자 지원을 새로 도입해 최대 2억원을 연이율 3.5%에 최장 4년 동안 대출한다.
신혼부부 대상 미리내집 등 공공임대 거주자에게도 임차보증금 최대 3억원을 최장 12년(연이율 4.5%) 빌려준다.
계약갱신요구권 만료자에 대해서도 대출지원을 신설해 최대 3억원을 최장 2년(연이율 3%)간 지원한다.
중장년층에 대한 월세 지원과 저축을 결합한 자산형성모델을 도입해 만 40∼64세 중위소득 이하 무주택 시민 5000명에게 월 20만원씩 12개월 동안 월세를 지원한다.
아울러 수혜자들이 2년간 매달 25만원 적금을 납부하면 시가 15만원을 추가 적립하는 '목돈마련 매칭통장'을 운영한다.
고시원 등에 사는 취약계층에 지원하는 '서울형 주택바우처'는 대상을 주거용 오피스텔까지 확대하고, 현재 12만원인 지원금을 2032년 20만원으로 단계적으로 올린다.
이외에도 시는 전월세 계약과정의 불안을 덜기 위해 전월세 종합지원센터 변호사 등 전문가가 계약 전 컨설팅을 제공하고 임대차 분쟁 해결을 지원한다.
매물 탐색이나 계약 때 공인중개사 자격을 갖춘 주거안심 매니저가 동행하는 '전월세 안심계약 도움서비스'도 1인 가구에서 무주택자 전체로 폭을 넓혀 연 7000건에서 1만건 실시한다.
◇오는 2031년까지 3조8600억원 투입
시는 이번 종합대책을 위해 2031년까지 총 3조86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공공임대 공공분양에 3조6700억원으로 가장 많은 재원이 들고, 주거비 금융지원에 1900억원, 전월세 안전계약 지원에 25억원이 투입된다.
오 시장은 "올해 1000억원으로 시작해 2031년에는 3조2200억원으로 계속 (예산을) 확대 집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재원은 주택진흥기금, 공공수익 매각수익 활용, 주택사업특별회계 예산 등으로 마련할 방침이다.
이날 발표된 대책 중 공공임대 공공분양은 2031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금융지원과 임대주택 수요관리, 안전계약 지원 등은 올해 시행된다.
오 시장은 "시민에게 집은 단순 부동산이 아니라 평온한 일상의 시작점"이며 "시민 2명 중 1명이 임차세대인 서울의 경우 중장기적 공공주택 확대를 기반으로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금융·주거비 지원과 신속한 정보제공 등을 다각도로 지원해 무주택 시민의 주거안정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