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정부가 중동전쟁발 고유가 피해지원금으로 소득하위 70% 국민 약 3580만명에게 1인당 10만~60만원씩을 지급한다. 규모는 4조8000억원이다.
석유 최고가격제를 비롯해 유류비·교통비 경감 등 에너지 부담 완화에는 약 5조원이 배정됐다.
정부는 31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의결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웃돌면서 우리 경제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 쇼크'에 휩싸일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긴급하게 재정대응에 나선 것이다. 작년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로는 두 번째 추경안이다.
정부는 ▲고유가 대응 ▲민생 안정 ▲산업피해 최소화 및 공급망 안정 등 3개 분야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고유가·고물가 상황은 소상공인, 청년 등 취약계층에 보다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면서 "어렵게 되살린 경기 회복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신속한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추경 예산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추경으로 0.2%포인트 성장률 제고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여야는 4월 10일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추경의 대표적인 사업은 '고유가 피해지원금'이다. 총 4조8000억원을 투입해 소득하위 70% 국민, 약 3580만명에게 1인당 10만~60만원씩을 지급한다.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직접 지원금이다. 지난해 추경 지원금인 '민생회복 소비쿠폰'(12조1709억원)의 40%에 해당한다.
지원금은 소득수준과 더불어, 수도권 및 비수도권, 인구감소지역 여부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급된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285만명)에는 55만~60만원, 차상위·한부모가정(36만명)에는 45만~50만원, 나머지 소득하위 70% 계층(3256만명)에게는 10만~25만원씩 지원된다.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처럼 신용카드·체크카드·지역화폐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용처는 지역화폐와 동일하게 설정된다.
조용범 기획처 예산실장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 및 경기 둔화가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중산층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 지원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문제 인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유류비 절감을 위한 '석유 최고가격제'를 뒷받침하고 나프타(납사) 수급 위기에 대응하는 재원으로 5조원을 배정했다.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기 위해 K-패스 환급률도 6개월간 한시적으로 최대 30%p 상향된다. 월 15회 이상 이용 기준으로 저소득층은 83%, 일반 이용자는 30%까지 환급률이 오른다.
취약계층을 겨냥한 에너지 복지도 강화된다. 등유·LPG를 사용하는 저소득 기후민감계층 20만가구에는 에너지바우처 5만원이 추가 지원된다.
시설농가 5만4000개소와 어업인 2만9000명에는 유가연동 보조금이 한시 지급되고, 무기질비료 구매비용과 축산농가 사료 구입 정책자금도 추가로 공급된다.
지방재정도 대폭 보강된다. 내국세 증가분에 법적으로 연동해 지방재정교부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이 9조7000억원가량 늘어난다.
이재명 대통령이 필요성을 언급했던 문화예술 지원사업도 반영됐다.
청년 콘텐츠 창업투자를 위한 모태펀드 출자 및 문화예술 사업자 저금리 대출 등 정책금융을 제공, 독립영화부터 첨단제작영화까지 제작을 촘촘히 지원하기로 했다. 예술인 생활안정자금도 320억원 확대한다.
이와 함께 청년 창업·일자리 지원에 1조9000억원, 재생에너지 전환에 5000억원, 공급망 안정화에 7000억원 등이 각각 투입된다.
추경 재원은 추가적인 국채 발행 없이, 반도체와 증시 호조에 따른 초과세수 25조2000억원 및 기금 자체재원 1조원 등을 활용한다.
세수 증가 덕분에 국가채무비율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설명이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52조5000억원 적자로, 본예산(52조7000억원)보다 소폭 줄어든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올해 본예산의 3.9%에서 추경안 3.8%로 낮아진다. 작년 본예산(2.8%)과 비교하면 1.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