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슈퍼사이클 ‘초격차’ 다진다…국내외 생산기지 확대 본격화

[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파운드리 공급부족이 심화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생산확대와 공정 전략 전환을 통해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최근 반도체 업계는 공급보다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국면에 진입했다.

특히 AI 연산에 필수적인 고성능 칩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파운드리 생산능력이 병목구간에 들어섰다.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조차 단기간내 수요를 모두 흡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내년까지 증설 계획이 진행 중이지만, 단기적으로는 공급 제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은 환경 변화 속에서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P5 공장 구축일정을 앞당기며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장비 반입과 시험 가동을 위한 준비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P5는 삼성전자 최초의 3층 구조 ‘트리플 팹’으로, 총 12개의 클린룸을 갖춘 대형 생산기지이다.

주목되는 점은 생산 구조다. 기존처럼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분리하는 방식이 아니라, 두 공정을 유연하게 혼용하는 형태가 유력하다.

수요 변화에 따라 생산라인을 탄력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구조다. 이는 변동성이 큰 AI 반도체 시장에서 리스크를 줄이고 기회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당초 시장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대응을 위한 D램 중심 운영이 예상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파운드리 수요 역시 빠르게 증가하면서 일부라인을 첨단공정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에서는 이를 “메모리 중심 기업에서 종합 반도체 플랫폼으로의 진화”로 평가한다.

고객사 움직임도 변화하고 있다. 특정 파운드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흐름이 뚜렷하다.

미국 반도체기업 브로드컴측은 최근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사실상 무제한으로 여겨졌던 생산능력이 이제는 한계에 가까워졌다”고 언급하며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자연스럽게 삼성 파운드리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생산기지 확충에도 힘을 싣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약 370억달러(약 55조9218억원)를 투입해 건설중인 파운드리 공장이 대표적이다.

해당공장은 연내 시생산과 초기 양산단계를 거쳐 하반기 본격 가동이 예상된다.

그동안 삼성 파운드리는 미세공정 수율 문제와 제한된 고객 기반으로 적자가 지속돼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테슬라와 애플 등 주요 고객사를 확보하며 수주기반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가동률 상승이 이어질 경우, 적자 폭 축소는 물론 손익분기점 도달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실제 가동률은 이미 개선흐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삼성 파운드리 공장 가동률은 약 80%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는 차세대 HBM 수요 증가와 맞물린 결과다.

특히 HBM4에 필수적인 베이스다이 생산이 늘어나면서 파운드리 라인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결국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서 시작된 흐름은 HBM 수요 증가, 베이스다이 생산 확대, 그리고 파운드리 가동률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유지될 경우 삼성전자가 차세대 반도체 사이클에서 의미 있는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